‘믿음’으로 행해지는 가짜들 #01

‘믿음’으로 행해지는 가짜들 #01
(차라리 당당하게 다른 직업을 가지세요.)

교회를 다니다보면, 저녁예배나 수요예배에 선교사님들이 와서 설교를 할 때가 있다. 물론 선교지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귀한 이야기이고, 사역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은혜롭고, 가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가끔 선교지 소개를 하면서 ‘장사’아닌 ‘장사’를 하는 선교사들이 있다(이런 분들께는 ‘님’을 붙이고 싶지 않다). 

대표적인 장사품목으로는 ‘커피’, ‘그라비올라’, ‘노니’ 등등, 공예품이 아니라, 작물위주의 장사를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장사하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용은 간단하다. 자기가 그런 농장에서 사역을 한댄다. 그리고 농장에 있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거나, 농장을 중심으로 사역하거나, 공동작업장을 만들어서 거기서 생산하는 품질 좋은(?)작물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후원이 아니라, 그 상품들을 사주는 것이 선교의 밑거름이요, 현지 선교지를 살리는 길이라며 열심히 팔고, 주문 받는다. 그리고 성도들은 선교라니까, ‘믿음’으로 열심히 판매해주고, 열심히 주변 사람들에게 선전(영업)한다.

이런 일들이 하도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길래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루왁커피를 아이템으로 한국에 장사하는 장사꾼 선교사 한 명을 연락해 보았고, 문자도 해보고, 물건도 받아 보았다. 물론 루왁커피는 말할 것 없는 가짜이거니와, 나중에는 루왁커피 비슷한 커피란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루왁커피는 고양이 똥 커피로 유명하다. 맛이 독특하다고 하니, 성도들은 진짜 루왁커피를 먹어보지 못해서, 완전히 쩐(상한)맛과 신선한 맛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라인딩을 해서 핸드드립을 해먹으면 최소한 얼마나 신선한지 선도를 알 수 있지만, 이미 간(그라인딩 된) 커피를 선호하는 어르신들은 완전히 상한 쩐 커피를 드시면서 그 맛이 특이하여 좋다고들 한다. 

커피는 개인 수확이 아니다. 대부분 농장에서 수확이 이루어진다. 농장은 말그대로 농장주가 있고,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커피 농장에 로스팅 공장까지 갖추어져 있다면, 엄청나게 큰 규모의 회사급이겠지만, 대부분 농장따로 로스팅하는 곳 따로 운영된다. 

커피 자체는 농장주나 회사의 것이고, 그것을 수확하는 사람이 노동자다. 그나마 그 노동자가 선교사와 관련이 있다면 그나마 나은 것이 겠지만, 커피를 사주면, 노동자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농장주가 돈을 번다. 왜냐하면, 노동자는 월급이나 도급을 받을 뿐이지, 자기가 산에서 커피를 수확해서 파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 김치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있는데, 그 사람을 돕겠다고 모두가 김치를 열심히 사주면, 누구에게 혜택이 가는가? 혜택은 오롯이 김치공장, 즉 회의의 몫이 된다. 

커피 들고 다니면서 공급할 정도의 물량은 개인의 것에서 나올만한 분량이 아니다. 큰 농장에서 공급을 받는 것이다. 물론 선교사를 소개한 현지 노동자는 조금 커미션을 받을 지 모르지만, 결국은 선교사가 농장에서 커피를 떼어다 파는 꼴이다. 중요한 것은 좀 커피라도 공부한 선교사면 덜 어설플텐데, 공부도 안하고, 그냥 떼어다 팔기 바쁜 선교사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문제는 속이고, 장사하는 선교사가 가장 문제겠지만, 또 다른 문제는 그 물건의 출처, 공급 및 유통과정, 수출입 통관 문제 조차 ‘믿음’이라는 이상한 이유로 덮어버리는 성도들이다. 예수님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상식적으로 한 번쯤은 의심해 볼 법한데,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넘어가 버린다. 누군가 와서 물건을 팔면 의심해 봐야 한다. 그 물건을 사는 것이 어떻게 하나님의 복음과 연결되는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내가 알기론 제대로 된 공급망을 가지려면, 선교사가 커피 농장의 영업직이거나, 불법으로 유통시키는 방법외에는 블가능하다. 시골에서 애호박, 깻잎, 가지 몇개 놓고 장사하는 보따리 장사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루왁커피는 그렇게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 고양이가 하루에 커피를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는가? 야생고양이라면 야생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을 확률이 극히 낮은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안다. 커피 1Kg를 만들려면 고양이는 야생이어서는 안되는 전제가 있어야 하고, 고양이는 많아야 하며, 누군가 잡식성인 고양이에게 초식동물처럼 커피열매만 먹여야 한다는 가정이 나온다. 여러분의 교회에서 팔린 커피의 양을 생각해보면, 여러분들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식사량과 비교해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농장에서 한 명의 선교사에게만 공급하겠는가? 커피를 담은 포장지는 어떤 모습인가? 조금만 들여다 봐도 선교사의 설명만큼 순수한 커피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믿음’은 불법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닿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사회적으로 도적적으로 적법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상황속에서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이 ‘믿음’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 믿음이지, 상식 수준도 안되는 믿음은 가짜다. 이런 저급한 장사꾼 선교사들로 인하여 성도들은 주머니에서 몇푼 꺼내는 돈으로 하나님의 크나큰 은혜와 역사를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장사하는 선교사인지, 선교사인척 하는 장사꾼인지 모를 사람들에게 한 마디만 하겠다. 그냥 당당하게 장사꾼이 되세요! 더 나아가서 사업가가 되던지요. 왜 교회를 대상으로 영업하십니까? 교회만을 대상으로 장사한다는 것은 교회 밖의 사회에서는 경쟁력이 없어서 인가요? 그냥 당당하게 선교사라는 직책떼고, 열심히 수입해서 파세요. 정부에 등록은 꼭 하시고요. 한국이던 해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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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행해지는 가짜들 #02
(선교사인가? 선교지 마케터인가?)

#믿음 #선교 #선교사 #교회 #한국교회 #해외선교사 #가짜선교사 #가짜 #호구 #장사꾼 #불법수입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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